한미 양국이 북한인권 협의를 통해 북한인권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북한인권의 실질적 증진을 위한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전영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은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 ‘한미 북한인권 협의’를 개최했다.
한국 측에서는 전 단장을 비롯한 통일부 북한인권기획과장 등이, 미국 측에서는 줄리 터너 특사를 비롯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권국장 등이 참석했다.
양측은 심각한 기본권 침해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에서도 북한 정권이 코로나19 대응을 주민 통제에 이용하고, 외부정보 유입을 차단하는 등 사회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운영하고 있는 정치범수용소의 경우 열악한 환경은 물론, 강제노동, 구타 등 심각한 인권유린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 단장은 올해 유엔아동기금(UNICEF)과 세계보건기구(WHO) 등 발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필수 예방접종을 실시하지 않았고 유엔세계식량계획(WFP) 등에 따르면 2020-2022년 북한 주민 1180만 명(총 인구의 45.5%)이 영양부족에 해당하는 등 인도적 상황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양측은 북한이 해외노동자에 대한 강제노동 등 인권침해 행위를 통해 불법 무기개발의 재원을 마련해 왔다는 점을 포함해 북한인권 문제가 안보 문제와 불가분의 관계라는 점에 공감했다.
한미는 내년 유엔 안보리 이사국으로 동시에 활동하게 되는 만큼,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북한인권 문제 공론화 및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내년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공개 10주년 ▲미국 북한인권법 제정 20주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설치 20주년을 맞아 다양한 계기 북한의 인권 실상을 알리기 위한 노력도 함께 강화하기로 했다.
양측은 지난 4월 한미 정상 간 합의한 납북자·억류자·전쟁포로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협력 방안을 협의하고, 이산가족 문제 해결의 시급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서도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특히 전 단장은 우리 정부가 한국행을 희망하는 탈북민은 전원 수용한다는 원칙에 따라 이들의 안전하고 신속한 국내이송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탈북민 강제북송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한편, 양측은 앞으로 한미 간 북한 인권 협의를 정례화하기로 의견을 같이 하고 내년 상반기 차기 회의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